본문 바로가기
Hot Trend

카카오 주가 떨어지는 이유 - IT 플랫폼의 갑질과 횡포에 대하여

by 디지털키즈 2021. 9. 28.
SMALL

최근에 이슈가 됐던 카카오에 대한 비판 - 출처 : 블라인드

최근에 카카오가 핫하다.

좋지 않은 이유로.

 

16만 원이 넘어가던 카카오 주가는 현재 11~12만 원대 정도에 머무르고 있으며,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삼성전자 재직자의 비판이 호응을 얻었고,

9월 중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카카오페이 상장일이 늦춰졌으며,

국정감사에서는 카카오를 비롯한 IT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위한 논의가 시작되려는 모습이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02248_34936.html

 

골목 상권 침해·문어발 확장‥플랫폼 기업 책임자들 국회로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과 야놀자까지. 플랫폼 기업의 책임자들이 다음 주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골목상권 침해부터, 문어발 확장, ...

imnews.imbc.com

 

대한민국 No.1 메신저, 카카오 프렌즈의 신화, 성공적인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상장까지 긍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카카오인데 왜 이렇게 됐을까?

 


 

1. 카카오, 대단하긴 하다.

큰 성공에는 많은 관심과 시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성공했다.

 

PC의 등장 이후 인류 삶의 방식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받는 스마트폰이 막 세상에 나오던 시절에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카카오톡은 그 당시 생소했던 개념인 사용자 친화적 UI/UX를 앞장세워 네이트온, 틱톡(요즘 그 틱톡 말고) 등의 경쟁자를 물리쳐 지금의 카카오톡이 되었다. 이런 카카오톡은 기존의 유료 문자 메시지를 완벽하게 대체하며 발전하기 시작했고 단톡방이라는 개념과 함께 상업적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카카오톡 채널,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점점 발전해왔다. 

 

카카오톡은 좋은 서비스다. 많은 사람이 이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좋은 서비스는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나, '모두가 사용하는 서비스'는 많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리서치 기관인 'Pew Research'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 갤럽조사연구소에 의하면 20~5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약 99% 이상이며, 60대마저도 83% 정도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그 어플이 바로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을 고객으로 갖고 있으며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광고를 하나 넣으면 결국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보게 된다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카카오톡은 이러한 무기와 카카오 프렌즈라는 역대급 캐릭터와 함께 우리의 삶 깊숙하게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가 바로 카카오가 자랑하는 160여 개의 서비스(계열사)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90521505348848 

 

갑질, 문어발…'계열사 158개' 카카오 독립경영이 독됐나 - 머니투데이

[MT리포트]성장통 앓는 카카오, 2.0 전략 필요하다 (上)카카오는 우리 일상에서 매순간 접하는 국민기업이 됐다. 그런데 조금씩 카카오 앞에 '갈등', '잡음' 급기야 '갑...

news.mt.co.kr

 

2. 카카오, 국내에서만 대단하다.

잘하는 사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vs 너무 잘하는 사람을 견제해서 못하는 사람도 같이 살아야 한다

위 싸움은 앞으로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싸움이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를 주장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이 더욱 힘을 내서 모두를 이롭게 하는 그림을 바랄 것이고 후자를 주장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게 무섭기 때문에 규제를 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자유경쟁 vs 독점금지"로 정리될 수 있겠다)

 

솔직히 나는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해줘야 한다"라는 의견을 갖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래야 경쟁을 통한 성장이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카카오와 관련된, IT 플랫폼들과 관련된 많은 이슈를 접하며 생각이 바뀌었으며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카카오처럼 잘하는 사람을 놔둬도 괜찮은 걸까?"

 

카카오는 2021년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당연한 말이지만 매출의 90%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랑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삼성은 매년 매출의 8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물론, 카카오가 돈을 버는데 그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것이 맞다. 카카오가 잘해서 돈을 벌겠다는데 무슨 근거로 그들을 견제할 것인가? 하지만 돈을 버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을 야금야금 갉아 먹기 시작해서 160가지의 분야를 갉아 먹고 있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플랫폼의 횡포 때문에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이롭지 않은 세상이 오는 것이라면?

 

지금부터 카카오가 돈을 버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보자.

 

3. 카카오, 치사하다.

플랫폼의 갑질과 횡포는 이전에도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배달의 민족이 그 주인공인데 2020년 상반기에 요금제 개편을 발표했으나 입점 업주들은 물론 정부, 언론 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는 거센 비판에 요금제 개편을 백지화했던 일이다.

https://zdnet.co.kr/view/?no=20200410153434 

 

배달의민족, 결국 백기..."요금체계 변경 없던 일로"

배달의민족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새 요금제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요금제 개편을 없던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회사는 앞으로 요금제 변경 등에 있어서 업주들과 상시로 소통...

zdnet.co.kr

어쩌면 필자는 저 당시부터 플랫폼 사의 갑질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배달의 민족은 기존에 배달이라는 수단을 운영하기 힘들었던 업주들에게 새로운 매출 수단을 제공했으며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서비스를 선물했다. 하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소비자 입장에서 계속해서 비싸지는 배달비와 업주 입장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수수료는 정말이지 "양아치"라는 표현이 입에서 절로 나온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의 160개 계열사를 하나하나 분석해봤으면 좋았겠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니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몇몇 계열사만 살펴보자.

 

① 카카오택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카카오택시가 대표적인 양아치 짓 중 하나이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호출 플랫폼이 막 등장하던 시절에 자금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보해나갔으며 2020년 기준 80%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카카오택시는 초기에 승객에게는 물론 기사에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통해서 시장을 잠식해 나갔으며 기존에 있었던 업체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밀려버린다. 지금도 카카오톡 + 자금력으로 무장한 카카오 택시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보인다.

https://zdnet.co.kr/view/?no=20150610115844 

 

무료인 카카오·티맵 택시 뭘 먹고 사나

카카오택시, 티맵 택시 등 무료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사업 모델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기존 콜택시 업체들과 달리 모바일 콜택시 상위 사업자들...

zdnet.co.kr

(무려 2015년 기사다)

 

블루는 뭐고, 스마트호출은 또 뭔지... 벤티는 왜 계속 추천하는 거야?

그렇게 80%라는 점유율을 달성한 카카오는 진부하게도 수수료를 올리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갑질'하는 거다. 요즘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으나 배차가 빠르게 되지 않았을 때 "근처에 바로 배차되는 블루가 있어요!"라는 짜증 나는 문구를 본 경험이 있는가? 심지어 혼자 탈건데 벤티를 추천하기도 한다. 하루는 바쁜데 배차가 안 돼서 더 비싼 블루를 호출했더니 바로 잡히더라. 같은 택시인 것 같은데 돈을 더 내야 하는 불쾌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승객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 카카오 택시, 기사에게는 좋은 소리를 듣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기사들 역시 힘들어한다고 한다. SBS 뉴스에 따르면 처음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택시 기사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수료(약 3.3% 수준)는 물론 최근에는 배차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 멤버십'을 9만 9천 원에 출시했다가 비난 여론에 3만 9천 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또한, '카카오T블루'의 경우 수수료가 20%에 달한다고 하니 시장 장악 후 수수료를 과다하게 챙겨가는 카카오 택시에 대한 택시 기사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369363 

 

카카오택시, 시장 장악 뒤 수수료↑…과다 인상 제한 '진정'

카카오 택시는 우리나라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택시를 쉽게 불러주는 대신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과 기사들에게는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news.sbs.co.kr

 

② 카카오헤어샵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택시만큼 큰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의 전반적인 서비스 수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각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우선 카카오헤어샵은 가입자 수 460만 명 이상, 입점 매장 수 6,700개 이상(16,000 디자이너 이상)를 자랑하는 규모의 서비스이다. 출시한 지는 5년이 지났으며 나름 빠른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카카오헤어샵의 수수료 구조에 대해서도 불만이 존재한다.

 

수수료 체계가 워낙 복잡해서 다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결국 기본적인 골자는 입점료 5만 원과 결제 수수료를 2.4~3.0% 내야 하며 수수료 타입에 따라 첫 방문 고객일 시 25%나 되는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한다. 또한, 광고 및 매장 관리를 위한 '파트너스' 가입 시 2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렇듯, 카카오라는 대한민국 대표 IT기업은 '골목상권'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미용실 업계에서도 돈을 잘 벌고 있다.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23778 

 

미용실 고객 첫 방문 때 25% 떼가는 카카오…"수수료 횡포"

상생안에 대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이 정도론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수수료 횡포"라는 표현까지 하는데 과도한 수수료 ..

news.jtbc.joins.com

 

③ 카카오웹툰/페이지

이번엔 웹툰과 웹소설이다. 대한민국 웹툰 업계의 양대산 맥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구 다음 웹툰)은 최근 핫한 IP(지적재산권)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서비스이며 카카오 웹툰은 상장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특히,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큰 성공을 하며 카카오웹툰은 웹툰 작가들의 워너비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카카오웹툰 역시 수수료 관련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는데 카카오웹툰과 관련된 수수료 이슈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카카오웹툰의 수수료가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들이 종이책을 유통하면서 받는 30%와 같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임대료 및 매장 관리 비용, 인건비 등이 더욱 많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유통과 같은 수수료가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 의아하다는 의견이 있다.

 

두 번째는 10월부터 예정되어있는 국정감사에서도 언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인데, 작품의 수익이 발생하기 전에 일정 금액의 인세를 선지급하는 '선인세 지급' 방식으로 수수료를 최대 45%까지 올린다는 내용이다. 작품에 자신이 있는 작가는 선인세보다는 실제 수익이 발생했을 시 수수료를 덜 내는 방향을 선호할 텐데 높은 트래픽을 자랑하는 카카오 웹툰이 작가에게 선인세 지급 방식의 계약을 제시했을 때 작가 입장에서 마냥 거절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1/09/27/B4I2W3VT5ZGRHH6QUIXOH3BIDQ/

 

카카오 웹툰·웹소설 45% 수수료 논란

카카오 웹툰·웹소설 45% 수수료 논란 카카오 리스크 안고 수익 내는 대가 출판업계 선인세 카카오에 유리 국회, 카카오엔터·네이버웹툰 국감 호출

biz.chosun.com

 

그 외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의 수수료가 최근 한꺼번에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 영세한 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장사를 하며 초반에는 조용히 특정 산업에 침투했다가 독점적 지위를 달성한 후 과다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이지, 한때 LG화학보다 높은 시총을 기록했던 카카오가 할만한 사업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4. 카카오, 어떻게 하면 될까?

최근에 느끼는 건데 수수료 문제 뿐만이 아니라 카카오 직원 자살 이슈(재조명), 일부 직원 선별 대우, 금산분리 원칙을 피해간 카카오뱅크, 국내 산업만 공략하는 전략 등에 대한 논란과 비판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는 카카오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페이 상장 관련 증권 신고서를 일부 수정했으며,

카카오택시의 스마트호출 제도를 폐지했으며,

국회 논의 때 언급됐던 골목상권 서비스(헤어샵, 꽃 배달 등) 관련 철수를 검토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전관, 법조인 출신 인사를 영입한다든지,

승계 의혹을 받던 김범수 의장(카카오 창업주)의 자녀들이 카카오 계열사에서 퇴사하는 등의 소식도 들린다.

 

사실 다소 늦었다고 생각한다.

 

진작에 카카오가 골목상권이 아닌 좀 더 큰 산업에서 크게 놀 수 있도록 견제하고, 조금이라도 더 해외로 눈을 돌려서 글로벌 IT 기업으로서 거듭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스갯소리로 라이언의 탈을 써서 모두가 착하게만 봤다고 하지만 그냥 우스갯소리는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조용히, 친근하게 우리 삶이 녹아들어 왔다는 말이겠지. 앞으로는 IT 기업과 플랫폼들에 대해서 조금 더 의심하고 자세히 관찰하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글은 카카오를 대상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카카오에 대해서만 집중 조명했지만, 모든 IT 플랫폼이 신경 써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대표 IT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이제는 골목 상권이 아닌 해외에서 승승장구해서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 카카오가 됐으면 좋겠다.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