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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종말의 시대(부제 : 스타일링 권력의 이동史)

by 디지털키즈 202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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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이야기는 '옷을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에 어떻게 옷을 샀고, 사고, 살까?

 

흐릿한 기억과 적당한 뇌피셜에 기반해 글을 쓸 것이니 가볍게 읽어 주셨으면 싶다.

 


① 오프라인 쇼핑 : 90년대후반 ~ 00년대 초반

필자는 9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그리고 내가 어릴 때에는... 옷을 사기 위해서 매장에 가야만 했다.

우리 엄마도 옷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꽤나 쇼핑을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엄마 손 잡고 종종 옷 쇼핑을 나가곤 했는데, 그 때의 쇼핑이란 이런 식이었다.

 

 

1) 매장에 나가 요즘 유행하는 옷들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한 번에 많은 브랜드의 옷을 볼 수 있는 백화점을 주로 갔던 것 같다)

 

2) 매장을 돌아다니며 맘에 드는 마네킹을 골라둔다.

    (마네킹을 고르기 위해 백화점을 몇 바퀴 돌아야만 했던 기억이 난다)

 

3) 골라둔 마네킹에 걸친 옷을 직접 입어보고, 사이즈가 잘 맞는지 확인한다.

    또 매장 직원에게 옷을 추천받아 입어보고, 또 입어보고, 입어본다.

    (매장 직원이 어울릴 것 같다고 한 옷을 주로 샀던 것 같다)

 

4) 맘에 드는 옷을 골라 구매한다.

 

 

백화점 직원, 졸졸 따라다니며 물건을 사도록 강요한다

 

또렷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 맞을거다. 사실 지금의 백화점에서도 사람들은 이렇게 쇼핑을 하니까!

다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는데, 저 때엔 저 방법으로 밖에 옷을 살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바꿔 이야기하면, 옷을 사는 데에 DP된 마네킹, 그리고 매장 직원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다.

(패션잡지, TV드라마에 유명 여배우가 입고 나온 옷들도 이미 마네킹에 걸려있었겠지?)

 


② 인터넷 쇼핑 : 00년대 중반 ~ 00년대 후반

필자의 학창시절에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옷을 사기 시작했다.

브랜드 상품이 인터넷에서 팔렸다기보다는 수많은 동대문표 보세들이 범람했다.

보세 사이트의 모델들은 사람들 옷 구매의 척도가 되었으며, 반윤희, 홍영기 등등의 스타일을 따라 사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보나파이드라는 사이트가 꽤 유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옷 잘 입는 법이나 유행하는 스타일을 익히곤 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구매 후기도 사람들의 쇼핑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보세사이트 사장들은 이 구매 후기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윤희, 쇼핑몰이 참 유명했다. 싸이월드에서 많이 본 듯.

 


③ 모바일 쇼핑 : 10년대 초반 ~ 현재

필자는 아이폰과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등장 얼마 후, 인스타그램이라는 요망한 SNS앱이 유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쁘고 멋진 언니/형들이 입은 옷들에 열광했고, 입은 옷들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댓글을 단다.

 

그렇게 이쁘고 멋진 언니/형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팔로워로 거느리게 되었고,

수십만명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로 거듭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인스타에서 인플루언서가 스타일링한 사진을 고른다. 그리고 옷을 산다.

 

인스타 인플루언서. 누군지는 모른다.

 


So, What?

사람들은 더 이상 옷을 추천받기 위해 매장에 가지 않는다.
사람들의 스타일링을 해주던 매장 직원들은, 그 권력을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에게 내주게 되었다.

마네킹에 있는 옷을 보고 사던 사람들이, 이젠 인스타 사진을 보고 산다.

스타일링 권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에서 옷을 구매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옷을 사지 않는 다른 이유도 많이 있지만 말이다.)

 

The Next 마네킹은 무엇이 될까?

 

스타일링 권력이 매장 직원에게 있을 때에는, 오프라인에서 옷을 샀고,

권력이 보세사이트 사장에게 있을 때에는, 보세 사이트에서 옷을 샀고,

권력이 인스타 인플루언서로 이동한 후로는, 인스타 태그에서 옷을 샀다.

 

그렇다면 앞으론? 사람들은 어떻게 스타일 추천을 받게될까?

기록의 역사가 텍스트→사진→영상으로 발전했듯, 어떠한 영상의 방식이 되지 않을까?

후기(텍스트)에서 인스타(사진)로 스타일링 추천의 역사가 발전한 것처럼.

 

아직 뚜렷하게 영상의 방식으로 스타일링 권력을 쟁취한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유튜브는 직관적이지 않고 지루하다.)

아직까지는 그 권력이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에게 머물러 있는 듯 하다.

 

과감히 예상해보자면, 라이브포토 등 짧은 영상 형태가 Next 스타일링 권력의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도구를 만들고 싶다는 점이 이 스터디에 참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화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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