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증명서라고 불리우는 싸이월드
90년대생 이상인 분들 중 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한번쯤 파도 좀 타보셨을 겁니다 - ^^;
어쩌면 누군가에는 다시 꺼내보기 부끄러운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저의 기분을 bgm으로 대변하고 감성 낭낭하게 다이어리를 쓰기도 하며 싸이질에 진심이었던 그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올해 5월, 부활을 선포한 싸이월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세대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싸이월드의 탄생
1999년 몇몇의 카이스트 학생들이 벤처 창업 형태로 시작된 싸이월드는 기존의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던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등의 커뮤니티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01년 미니홈피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로 바뀌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폰트와 스킨을 이용해 자기만의 미니홈피를 꾸미는 것 뿐만 아니라 작은 도트들로 이루어진 미니룸과 미니미 꾸미기, 일촌평 남기기, 다이어리에 스티커 붙히기 등등 작고 아기자기한 인터페이스가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인데요.
(잠깐! 사용자들에게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나 같은 주린이가 '토스 증권'이 반가운 이유" 에서도 언급 됐었죠?)
이렇게 대부분의 일반인을 포함한 연예인, 정치인 등 공인들까지 싸이월드를 이용하면서 무려 3,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 싸이월드는 '눈물셀카', '퍼가요~♡', 일촌맺기', 허세샷' (보러가기) 등 수많은 신조어와 유행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SNS’로 자리 잡게된 셈이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세대 교체
이렇게 황금기를 누리는 것도 잠시 싸이월드는 걷잡을 수 없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새로운 모바일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2세대 커뮤니티 플랫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게 '국민 SNS'의 타이틀을 넘겨주게 되죠.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싸이월드는 꿋꿋하게 ‘PC(컴퓨터)’ 중심의 SNS를 운영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크고 작은 운영 실책들이 치명적인 ‘스노우볼’ 효과를 가져오게 된 것인데요.
저는 문득 만약에 싸이월드가 기존 서비스들을 그대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보다 먼저 APP으로 런칭했다면, 현재 제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인스타그램이 아닌 싸이월드가 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서비스도 서비스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얼만큼 준비되어 있고, 적응할 수 있는지 또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파란만장하던 1세대 국민 SNS, 결국 막을 내리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후속으로 C2, 싸이 블로그도 개발했지만 이미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이용중인 사용자들이 느끼기에 싸이홈으로 넘어갈만한 매력적이고도 차별화된 기능은 없었습니다. 2017년에는 삼성벤처투자가 5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이 역시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고 도메인 연장 처리를 하지 않아 사이트가 폐쇄되는 등 크고 작은 이슈들이 터지면서 IT기업으로서 기본조차 갖추지 않고 사용자에게서 돈(도토리)을 지불하게 하는 서비스를 고집하다 보니 눈앞의 이익만을 쫓다 그것이 화가 되어 돌아 온것 같습니다.
변화를 두려워 하고,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조금씩 고치면 된다는 소극적인 마인드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 보다 더 최악인 것 같습니다.
(사실 기업에 속한 일원으로서 회사의 리스크를 감수한 도전은 무섭긴 하죠 ^^;; 회사 규모가 크면 클수록요.. 그치만 제 사업이라는 생각이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야죠... 일단 회사에서는... 힘드...ㄹ...)
이후 적자에 허덕이며 임금체불 문제까지 불거진 싸이월드는 결국 2020년 5월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기나긴 싸이월드의 20년 역사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이죠.
다시 돌아온 싸이월드, 왕의 귀환이 될것인가?
그러나!!! 최근 갖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폐업까지 갔던 싸이월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스카이이엔엠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된 ‘싸이월드Z’에 운영권(10억원)을 넘기게 됩니다. 이로써 싸이월드라는 이름이 추억으로 사라지지 않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죠.
어떤 방향으로 새롭게 서비스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르면 올해 3월 싸이월드 PC 버전을 재개하고 이어 모바일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싸이월드에서 사용되었던 ‘도토리’가 새로운 이름의 가상화폐로 재탄생된다고 합니다.
뼈를 깎는 쇄신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 싸이월드의 모습은 어떨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제가 추억하는 싸이월드의 모습은 물질적인 Flex를 자랑하고 팔이피플들 천국의 커뮤니티 플랫폼이 아닌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오글거린다고 표현하지만 정말 솔직하게 감정을 공유했던 플랫폼이었습니다. 저는 그때의 감성과 사람들과의 네트워크가 그리운 것 같습니다.
분명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말로만 "소통"이라고 치부되지 않고 진심으로 사람들끼리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감성적인 커뮤니티 서비스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도 이런 서비스구요 ㅎㅎ)
싸이월드 역시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성과, 앞으로의 기술 발전에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능들을 도입하여 지난 과거는 청산하고 환골탈태하여 다시 돌아오길 기대합니다.
'Hot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론머스크도 언급했던 클럽하우스. 엄청난 인기도 잠깐?! (0) | 2021.04.14 |
---|---|
유통강자 아마존의 절반 이상의 돈, AWS가 벌어다 준다? (0) | 2021.04.07 |
마네킹 종말의 시대(부제 : 스타일링 권력의 이동史) (0) | 2021.03.23 |
나 같은 주린이가 '토스 증권'이 반가운 이유 (0) | 2021.03.16 |
New Normal, 디지털 커머스와 언택트 소통하기 (0) | 2021.03.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