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t Trend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넥슨에 분노하는 이유 : 공정함에 대한 목마름

by 디지털키즈 2021. 5. 16.
SMALL

2021년 1월 27일, 리니지 M은 '문양 시스템'을 도입한다.
리니지M을 하지 않는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울테니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돈 덜 써도 더 좋은 아이템 뽑게 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에 리니지 M 유저들은 강력 반발한다.
적은 돈으로도 좋은 아이템 뽑을 수 있게 해주는데 유저들이 반발한다고?
그런데 맞다. '강력하게 항의'한 것 맞다.

검 하나에 10억이 넘는다는 그 게임, 리니지m

이들이 항의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많은 돈을 써서 좋은 아이템을 뽑아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오랜 기간동안 많은 돈을 써서 키운 내 캐릭터가 위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 키운 쪼렙 캐릭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 는 것이다.
그동안의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니 화를 내는건 당연하지.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형평성을 지적하는 린저씨들의 영상이 많다.


이후 리니지 제작사 NC소프트는 서버를 롤백하며 문양 시스템의 도입을 취소했는데,
문양 시스템의 아이템 구매 금액을 캐임 캐쉬 형태로 환불 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기존에 돈을 쓴 유저들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니 리니지 이야기는 여기까지.

(자세한 내용은 https://bit.ly/3w79IEg 참고)


메이플 유저들도 화가났다! 왜?

메이플스토리.. 직업이 정말 많아졌더라.

2021년 2월 18일, 메이플스토리도 추가옵션 확률 균일화 패치를 공지하면서 유저들의 비판을 받는다.
이 역시도 쉽게 설명하자면 '아이템을 주는 복권을 팔았었는데, 확률 사기(조작)* 치던 것을 그만둘게!'하고 선언한 것.

*정확하게는 아이템(추가 어빌리티)이 뽑힐 확률을 차등 적용하던 것을 유저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

여기서도 기존에 돈을 많이 쓴 유저들의 반발이 특히 심했다는 점에 주목해볼만 하다.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아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1. 내가 아이템을 살 때 나한테 사기를 쳤네? 확률 왜 제대로 고지 안 해줬어?
2. 아니, 그럼 지금 아이템을 사는 유저들은 나보다 적은 돈을 쓰고도 나와 같은 아이템을 뽑을 수 있게 되는거네?
3.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나한테 보상도 제대로 안 해주네????

저 네 줄의 공지가 넥슨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확률 사기 자체도 문제였지만... 2번 및 3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유저들의 반발이 특히 심하다.
보상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100만원을 썼다고 한다면 2만5천원을 돌려주는 것에서 끝낸 것이다.
그동안 쓴 돈에 대해 보상도 터무니없고, 신규 유저와의 격차가 줄어든 것에 대한 보상은 전무하니말이다.

국회앞 트럭 시위로 이어진 메이플 유저들의 항의. 바다이야기는 성인의 메이플이었던 것일까?


유서깊게 '돈슨(돈만 밝히는 넥슨)'이라고 욕을 먹던 넥슨이기 때문에 이러한 CS이슈가 특히나 불거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 NC보다도 훨씬 잘 대처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였다면 문제.

(자세한 내용은 https://bit.ly/3fmLKy3 참고)

게임도, 디지털도 '결국 사람이다'

사실 위 두 케이스를 보며 필자는 과거에 논란이 되었던 한 가지 사례가 떠올랐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 '지역 인재 할당제' 말이다. (물론 필자도 도입 취지에 대해 일부 공감은 한다)

지역인재할당제 사진 - 학창시절 12년의 노력을 부정했다는 비판이 있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돈 써가며 입학한 명문 대학 학생들(기존 과금 유저)의 가치를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에 들어간 학생들이(신규 과금 유저) 뛰어넘은 사건이다보니
꽤 이번 사례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공기업(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을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적은 과금)을 들여
더 쉽게 입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결국 리니지/메이플 문제는 2021년 대한민국을 꿰뚫는 키워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정함' 말이다.
1. 더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남들과 같은 결과를 갖는 것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2. 그렇다고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도 않고 있어 게임사의 대처가 정의롭지 않다고 느끼는 것.

게임이라고, 디지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결국 이 사회의 문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함은 2030이 던진, 2020년대의 문제이다.


요컨대 게임 업계도, 우리 사회도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를 이뤄낼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일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일까?

로스트아크 난민 - 리니지M, 메이플유저의 이탈이 '로스트아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디지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디지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니까. 사회적인 문제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사업/서비스 기획자로서 이러한 문제도 놓치지 않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곱씹어보며. 끝.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