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7일, 리니지 M은 '문양 시스템'을 도입한다.
리니지M을 하지 않는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울테니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돈 덜 써도 더 좋은 아이템 뽑게 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에 리니지 M 유저들은 강력 반발한다.
적은 돈으로도 좋은 아이템 뽑을 수 있게 해주는데 유저들이 반발한다고?
그런데 맞다. '강력하게 항의'한 것 맞다.
이들이 항의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많은 돈을 써서 좋은 아이템을 뽑아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오랜 기간동안 많은 돈을 써서 키운 내 캐릭터가 위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 키운 쪼렙 캐릭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 는 것이다.
그동안의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니 화를 내는건 당연하지.
이후 리니지 제작사 NC소프트는 서버를 롤백하며 문양 시스템의 도입을 취소했는데,
문양 시스템의 아이템 구매 금액을 캐임 캐쉬 형태로 환불 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기존에 돈을 쓴 유저들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니 리니지 이야기는 여기까지.
(자세한 내용은 https://bit.ly/3w79IEg 참고)
메이플 유저들도 화가났다! 왜?
2021년 2월 18일, 메이플스토리도 추가옵션 확률 균일화 패치를 공지하면서 유저들의 비판을 받는다.
이 역시도 쉽게 설명하자면 '아이템을 주는 복권을 팔았었는데, 확률 사기(조작)* 치던 것을 그만둘게!'하고 선언한 것.
*정확하게는 아이템(추가 어빌리티)이 뽑힐 확률을 차등 적용하던 것을 유저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
여기서도 기존에 돈을 많이 쓴 유저들의 반발이 특히 심했다는 점에 주목해볼만 하다.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아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1. 내가 아이템을 살 때 나한테 사기를 쳤네? 확률 왜 제대로 고지 안 해줬어?
2. 아니, 그럼 지금 아이템을 사는 유저들은 나보다 적은 돈을 쓰고도 나와 같은 아이템을 뽑을 수 있게 되는거네?
3.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나한테 보상도 제대로 안 해주네????
확률 사기 자체도 문제였지만... 2번 및 3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유저들의 반발이 특히 심하다.
보상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100만원을 썼다고 한다면 2만5천원을 돌려주는 것에서 끝낸 것이다.
그동안 쓴 돈에 대해 보상도 터무니없고, 신규 유저와의 격차가 줄어든 것에 대한 보상은 전무하니말이다.
유서깊게 '돈슨(돈만 밝히는 넥슨)'이라고 욕을 먹던 넥슨이기 때문에 이러한 CS이슈가 특히나 불거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 NC보다도 훨씬 잘 대처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였다면 문제.
(자세한 내용은 https://bit.ly/3fmLKy3 참고)
게임도, 디지털도 '결국 사람이다'
사실 위 두 케이스를 보며 필자는 과거에 논란이 되었던 한 가지 사례가 떠올랐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 '지역 인재 할당제' 말이다. (물론 필자도 도입 취지에 대해 일부 공감은 한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돈 써가며 입학한 명문 대학 학생들(기존 과금 유저)의 가치를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에 들어간 학생들이(신규 과금 유저) 뛰어넘은 사건이다보니
꽤 이번 사례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공기업(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을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적은 과금)을 들여
더 쉽게 입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결국 리니지/메이플 문제는 2021년 대한민국을 꿰뚫는 키워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정함' 말이다.
1. 더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남들과 같은 결과를 갖는 것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2. 그렇다고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도 않고 있어 게임사의 대처가 정의롭지 않다고 느끼는 것.
게임이라고, 디지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결국 이 사회의 문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게임 업계도, 우리 사회도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를 이뤄낼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일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일까?
디지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디지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니까. 사회적인 문제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사업/서비스 기획자로서 이러한 문제도 놓치지 않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곱씹어보며. 끝.
'Hot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벤져스에 멀티버스까지는 알겠어!!! 근데 메타버스는 또 모야? (0) | 2021.05.30 |
---|---|
굿바이 2G, 5G는 속도? (0) | 2021.05.26 |
GPT-3가 뭔지 아시나요? (0) | 2021.05.11 |
우리 일상에는 이미 IoT로 인해 침투되었다?! (0) | 2021.04.29 |
비트코인 시즌2 서비스 종료하였습니다. (0) | 2021.04.28 |
댓글